최근 핑크뮬리를 시작으로 여러 종류의 사초가 수입 유통되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저는 사초들을 보면 그냥 풀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널찍한 공원의 커다란 사초의 군락은 멋짐이 폭발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최근 방문한 화원에서 눈에 익숙한 것이 포트에 식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털수염풀로 유통되는 사초인데 선듯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왜 구매하지 않았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모냄댁 뒷산의 털수염풀
어릴 적 밤을 주으러 자주 올랐던 부모님 댁 뒷산입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넓은 평지와 같은 곳이 보이는데 이곳에 텐트 치고 캠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스쳤습니다.
하지만 그 환상은 오래가지 않고 현실과 마주합니다. 최근 멧돼지들이 마을까지 내려와 농작물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설치해 놓은 멧돼지 포획틀입니다. 그런데 멧돼지가 아니라 너구리 한 마리가 포획틀 안에 갇혀있네요. 휴일이었는데 어머니를 통해 마을 이장님께 연락을 드려 너구리를 데려갈 수 있게 알려드렸습니다.
불법 포획을 금지하니 마을 근처의 뒷산에도 고라니, 너구리, 멧돼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안전이 살짝 걱정됩니다. 저도 고향 뒷산을 오를 때는 항상 주변을 잘 살피거나 일행과 동행합니다.
어릴 적 산은 놀이터였는데 이제는 살짝 무서운 곳이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산이 좋아 막대기를 하나 챙겨 아직까지 오르곤 합니다.
산속의 털수염풀
이렇게 산에 오르면 여러 가지 식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에 너무 익숙한 사초가 저 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늪 같은 지대에 털수염풀이 멋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장화를 신고 가서 다행히 가까이 가볼 수 있었습니다. 화원에서 본 그 털수염풀이 맞습니다. 잎이 풍성하게 뻗어있어 숲 속의 주인공 같은 느낌입니다.
저희 집 털수염풀
익숙한 이 녀석은 저희 집 한쪽에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발에 치이는것이 털수염풀이라 작년에 한 포기 가져다 식재해 놨습니다. 잎이 가느다랗고 부드러워 한 포기쯤은 두고 보기 좋습니다.
은사초의 색감에 밀려 구석에 자리잡고 있지만 초록이 주는 싱그러움이 있습니다. 작년에 잘라낸 잎은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앙증맞은 5월에 비해 6월의 털수염풀은 어른이 다 되었습니다. 조만간 꽃대를 올린 후 씨앗을 맺을 텐데 번식이 목적이 아니니 강전정하며 딱 여기서만 볼 수 있게 키우려 합니다.
연둣빛 사초
시골길을 산책하다 산기슭과 마주한 길가에 연둣빛 사초가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털수염풀보다는 키가 크고 잎이 널찍합니다.
키가 커서 부담스럽지만 작게나마 화분에 두고 보면 좋은 것 같아 두뿌리 뽑아왔습니다.
사초는 생명력이 강하지만 분을 뜨지 않고 뽑았기에 금방 시들어버립니다. 집으로 돌아와 화분에 식재할 때는 싹둑 잘라 식재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되어 새순이 돋아납니다.
작은 덩치라 작은 화분에 식재했는데 키를 다 키우면 분갈이해 줘야겠습니다.
작은 정원에서 보고 싶은 것은 많고 화분을 계속 늘어만 갑니다. 연둣빛 사초를 옆에 두고 보면서 예뻐지면 외부 화단에 식재해 크게 봐야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외국의 사초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초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방문한 화원에서 한라산에서 발견된 사초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반가웠는데 우리나라 토종 사초들도 외국에 수출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제 경험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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